[이상연 기자] 언론사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

Submitted byeditor on토, 07/03/2021 - 11:46

[애틀란타 K=하이코리언뉴스] 이상연 대표기자 = 한인 단체장이라는 사람들이 지난 2일  한자리에 모여 “애틀랜타 K를 한인사회에서 퇴출하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허위 보도를 일삼으며 취재도 잘 다니지 않고 기사를 쓴다고 주장했는데 어떤 기사가 허위 보도이고 어떤 취재를 다니지 않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아예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저 막연히 나쁜 언론사라고 주장하는 모양인데 아무런 근거 제시도 없이 상대방을 욕한다면 자신들이 비난하는 ‘나쁜 언론사’와 다른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기자 생활을 한지 올해로 27년째인데 이런 식의 막무가내 대응은 정말 처음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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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K가 그동안 여러 건의 기사를 통해 한인 단체장들의 문제점들을 비판했는데 이러한 보도에는 최소한 구체적인 내용과 비판 이유가 적혀있습니다. 잘 읽어보고 허위로 보도한 것이 무엇인지, 잘못된 내용이 무엇인지 제시하면 될 일을 첩보작전처럼 기자회견을 열어 한 언론사를 ‘응징’하겠다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애틀랜타K 보다 더 열심히 현장에서 취재한 언론사가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일방적인 주장보다 더 한심한 것은 일부 언론사의 보도 태도입니다. 애틀랜타 중앙일보는 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6개 단체장이 발표를 한 것이라 무시할 수가 없어 기사를 써야 한다”면서 코멘트를 요청했습니다. 언제부터 단체장들을 그렇게 존중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단체장들의 ‘궐기’가 결국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사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는 사실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최소한 같은 언론사라면 이러한 일에 대해 조금이라도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텐데 기사 제목을 “인터넷 매체의 허위보도 더는 못참아”라고 달아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통화 중에 “종이신문의 현실에 대한 지적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해놓고 애틀랜타K에 대해서는 한인 언론사라는 호칭 대신 ‘인터넷 매체’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인터넷 매체’는 주로 한국의 종이신문들이 자신들의 위상을 과시하고 온라인 기반의 언론사를 언론으로 취급하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종이신문으로는 한계가 있어 애틀랜타K의 뉴스레터 등을 모방하는 신문사도 있는데 자신들도 인터넷 매체로 ‘다운그레이드’를 하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언론을 겨냥한 단체장들의 몰지각한 단체행동을 “경쟁사가 당해 고소하다”는 듯이 전달하는 행위는 해당 언론사에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물론 그동안 비판적인 보도를 한 경험도, 앞으로 할 의지도 없다면 문제가 없을테지만 말입니다. 또한 단체장들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면서 애틀랜타K에는 코멘트 요청조차 하지 않은 애틀랜타 조선일보는 이러한 논의에 포함시키지 않겠습니다.

한 인사는 “애틀랜타K는 의견을 제시할 강력한 도구가 있지만 단체장들은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할 최소한의 출구가 없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애틀랜타K의 영향력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고마운 말이긴 하지만 각종 소셜미디어와 단체 카톡방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요즘의 미디어 환경입니다.

실제 한 지역 한인회장은 이번 일과 관련해 애틀랜타K를 비난하는 글을 직접 작성해 여러 곳의 카톡방과 페이스북 그룹에 부지런히 게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100달러의 광고비를 내면 한인신문 전면에 자신들의 의견을 마음대로 발표할 수 있는 곳이 애틀랜타입니다.

다른 인사는 “이상연 대표는 차분하게 조근조근 비판을 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오히려 더 기분 나빠한다”고 하더군요. 어떤 형태이든지 비판을 듣고 기분이 좋을 사람은 없습니다. 비판을 듣고 억울한 점이 있다면 정정보도와 반론을 요청하면 될일인데 그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집단적으로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문제일 뿐 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같은 언론사로서 격려하고 위로해준 모 신문사 및 방송국 대표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많은 기자들이 기자회견 현장에서 단체장들의 행동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분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