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풍진 변호사] "한 여름밤의 이야기"

Submitted byeditor on수, 07/26/2023 - 11:17

[SF = 하이코리언뉴스] = 혹심한 태풍이 몰아치는 1816년 어느 한 여름밤에, 당시 낭만주의 거장 시인들, 바이런 (Byron), 퍼씨 쉘리 (Percy Shelley) 와 부인 매뤼 쉘리가 휴가로 들었던 별장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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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장들이, 달밤에 호숫가를 즐기려는걸 날씨 관계로 포기하고, 대신 내기를 걸면서, “이 거친 폭풍우 속에서, 우리들중 누가 제일 멋진 소설을 작성할가?” 라고 했다. 한밤을 꼽박 새고 아침에 매뤼가 “프랭켄스타인” 이라는 소설을 내놓았다. 놀라움 속에서 읽어보니, 흥미진진 하여 거장들이 주저없이 매뤼에게 승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매뤼 쉘리 (Mary Shelley), 영국의 19세기 여류작가는 받아야 할 점수를 살아생전에 다 받지 못했을뿐 아니라 오늘까지도 그 점수를 다 받지 못하고있다. 그 이유는 그의 작품이 시대에 너무 앞섰고, 또 여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그녀의 명작, “프랭켄스타인 (Frankenstein)” 이 탄생했던 쥬니바 (Geneva) 호수가의 별장을 찾아보기로 했다.  거기서 그녀의 혼이라도 볼수 있다면, 또는 느낄수 있다면 하는 막연하고 어리석기 까지한 심정에서 이었다.  

프랭켄스타인은 문학계에서 처음으로 “공포 장르 (Horror Genre)” 라는 새로운 소설의 분야를 창조하였다는데에 의미가 깊다.  공포의 얘기는 군중의 관심을 곧 사로 잡았고, 뒤이어, 드라큘라, 킹콩, Jaws 등의 공포얘기가 계속 등장하면서 하나같히 상당한 인기를 차지하고있다.  

프랭켄스타인은 가상적인 얘기로 우리의 흥미를 끌었지만, 그 얘기가  과학적으로 가능할수도 있다고 재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최근의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침투하기 시작하자, 이 소설은 다시 인기를 끌고있다. 여류 작가가  200 여년전에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점이 신기로웠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어느 과학도 대학생이 꾸준한 실험끝에 인간의 구조 비밀을 찾아내어 시험실에서 인공인간 제작에 성공한다. 그렇게 제작된 인간이 외모가 괴물같아서, 아무데도 끼지 못하고, 천시와 외로움 속에서 살게된다. 이 괴물인간은 창조자를 원망하면서 분풀이로 창조자의 가족들을 하나씩 살인한다. 그후 자기 창조자에게 배우자를 부탁하자, 창조자는 더 이상의 살인을 막기위해 괴물인간의 부탁대로 그의 베우자 창조에 심혈을 기울인다.  허나, 다시 생각해보니, 그의 배우자를 창조해 주는건 괴물인간의 번식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는 거지반 완성된 괴물의 배우자를 파괴해 버린다.  이를 지켜본 괴물인간이 분노에 차서 창조자의 신부를 그의 결혼식날에 살해하고, 또 그의 가장 아끼는 친구도 살인한다. 창조자는 괴물인간을 손수 파괴하곘다고 결심하고, 괴물인간을 지구 끝인 북극까지 쫓아가지만, 괴물을 죽이지 못하고 자신이 먼저 죽는다. 그제서야 괴물이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창조자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따라 죽는다.

나는 이 책을 읽었지만, 몰랐던 여류작가의 개인생활이 갑자기 궁금했다. 우선 이 소설을 불과 18세에, 그리고 한밤중에 썼다니, 나의 관심이 거기서 부터 생겼다.  

매뤼의 모친은 난산 10일 이후에 사망했다.  그후 아버지와 계모밑에서 서럽게 살다가, 16세에 퍼씨 쉘리와 도주했다. 퍼씨는 이미 결혼한 남자이었으니, 매뤼의 부친은 부녀간의 종지부를 선언했고, 퍼씨부인은 호수에 빠져 자살을 했다. 

퍼씨 쉘리와 매뤼는 결혼을 했고, 자식을 4명이나 낳았는데  3명이 영아시절에 사망했다. 그후 퍼씨도 29세 나이에 타고있던 배가 침몰하여 익사했다.  매뤼의 동생 패니도 퍼씨의 아이를 낳았다는 염문이 돌더니 22세에 자살을했다.  바이런의 동성애인, 의사 폴리도리는 그 별장에서 같히 즐거히 지낸후, 26세에 자살을했다. 200여년전 유럽인들의 생활은 호화롭게만 보였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매뤼는 끔찍하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어린나이 또는 젊은나이에  계속 죽어가는슬픔과 아픔을 겪었다. 프랭켄스타인에서 죄없는 선량한 사람들, 그리고 사랑을 받는 귀중한 인간이 계속 죽어가는 것이, 우연의 일치로 바로 그녀의 인생이 되었다.  

낭만주의 문학의 거장들이 1800 년 초기에 모여서 지냈던 호숫가의 별장, 디오다티(Diodati) 는, 현재  어느 갑부가 구입하여 말끔히 보수공사를 하고, 관광객에게 빗장을 걸어버렸다.  나는 이 유명한 천재들의 생활을 좀 볼수 있나 했던 희망이 바보스로웠던 것만 깨닫고 돌아왔다.  하지만 바보는 나만이 아닌게 그 주변에 그 많은 호텔에 모두 나같은 사람들이꾸준히 드나든다고 한다.  나는 천재들의 은신처 이었던 디오다티 근처까지 갔던 추억만으로 훈훈함을 느끼며 귀가했다.  

칼럼출처 : 김풍진 변호사 < pjkimb@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