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풍진 변호사] "해리왕자의 자서전"

Submitted byeditor on수, 02/01/2023 - 12:05

[SF = 하이코리언뉴스] = 영국의 해리(Harry) 왕자가 지난달 (2023년 1월)에 자서전을 출판하여 전세계의 뜨거운 화제거리가 되었다. 자서전이 나오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위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사사로운 경험과 버킹햄 궁전의 생활을 속속들이 써냈으니, 그 자서전은 예상대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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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re” 라고 “여분” 이라는제목부터 무슨 얘기가 나올지의 힌트를 충분히 주었다.  “Heir and Spare” (상속자와 여분) 라는 문구는, 이미 어느 미국 갑부가  자신의 두아들을 그렇게 영리하게 표현헸는데, 해리는 “Spare” 만 따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듯 보였다. 왕의 상속자는 이미 정해져 있고, 자기는 여분으로 출생떄 부터 밀려난 존재임을 한탄하는것 같았다.   

해리왕자는 고  다이애나 비와 영국의 왕 찰스 3세 와의 둘째 아들로 1984년에 태어났다.  빨간색의 곱슬머리로 항상 눈에 띄는 외모와,  12세에 모친을 비명에 잃고 만인의 동정과 관심속에서 성장하여, 군복무도 마치고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

나이가 34세에 이르면서 그의 배우자 선택은 큰 관심거리가 되었다. 해리왕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는 가운데에, 그가 드디어 선택한 신부는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그의 신부는 자국 영국시민이 아닌 외국인이고, 이혼녀이자 연상의 여인, 그리고 흑인이다.  일반인들은 이중 삼중 사중으로 놀랬고, 궁중에서도 놀라움에 따르는 사건들이 첩첩 궁중장막을 뚫고 살금살금 바깥으로 새어 나왔지만, 군중들은 더 알고 싶어서 목들을 길게 빼고 있었다. 

해리왕자는 2018년 메간 (Meghan)과 결혼을 했고, 왕가에서는 부인이 흑인임을 용서 안한다고 느꼈고, 냉냉한 대접만 깊어가는데에 불만과 불안속에서 살아왔다. 

이렇게 불편한 궁중에서, 해리왕자의 분노는 점점 커가면서, 이에 따라 결례도 잦아지자, 왕실에서는 그에게 왕족 공무 금지령을 내렸다. 왕권 상속순위도 형 윌리엄 왕세자 다음으로 제 2위였다. 윌리엄이 아이를 셋이나 낳자, 5위로 밀려났다. 왕위상속은 점점 멀어지어 가고있으며, 부인 메간은 영원한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해리 왕자는 못 견디고, 2021 년 자진 망명길에 올랐다. 영국황실과 이별을 하고 부인과 부인의 고향인 미국 헐리욷 지역으로 이주하여 살면서 이번 “Spare” 라는 자서전을 썼다.    

이 자서전에서 왕족간의 갈등과 세세한 사생활을 폭로하자, 일부의 사람들은 왕족들도 일반 국민들과 다름없다고 외치고, 왕족들은 입을 봉하고 있고, 또 다른 일부 사람들은 분노를 터트린다. 궁중에서 형제간의 다툼, 동서간의 알력, 부자간의 불협화음, 계모와의 갈등등 왕족의 사생활을 감히 폭로하다니, 신성한 왕가에 대한 모독이라고 부르짖는다. 

영국 왕족은 우아함과, 아름다운 외모와, 빈틈없는 언행으로, 보통인과는 한참 다른점을 완벽하게 보여왔는데, 이번 해리왕자의 자서전은 그런 왕족들의 우월하고 신비로운 인상을 깨트리었다. 특히, 자신과 자신의 형, 윌리엄 왕세자와의 신체적 다툼으로 윌리엄 왕자가 주먹으로 동생 해리왕자를 쳤고, 해리가 넘어지어 바닥에 개 밥그릇을 치면서 깨지는 그릇에 머리를 찢기었다고 묘사한 구절이있다. 

형제끼리 싸우는건 흔한 일인데, 그걸 필요이상으로 자세히 폭로한것은 영국 왕족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어떤 사람들은 비난했다. 사생활 폭로를 삼가하는 것쯤은 누구도 지키는 예의이니,  “입좀 다물라”는 소리도 거세게 나오고 있다.

이 자서전은 왕실의 존속을 흔들어 놓았다. 어떤 사람들은 자서전 출판을 잘했다 하며 어차피 왕권제도는 이제 없앨때가 되었다 하고, 다른 사람들은 존경스러운 왕가에 먹칠을 했으니 해리왕자를 영원히 왕족에서 쫓아 내자고도 한다. 더 나아가서 왕족제도는 신성하니 계속 유지해야 하며, 위신과 권위를 다시 회복하고 강화 시키자는 주장도 있다. 이렇듯, 국민들의 생각은 극과 극으로 달리고 있으며, 영국 국민들을 갈라놓는 심각한 위기라고도 한다.

해리왕자의 자서전이 나오기 전의 통계로는 영국에서 왕실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31% 이고, 존속하자는 의견이 67% 이었다. 왕권주의 지지자 들은, 왕족이 자랑스러운 영국의 전통이고, 국민들이 우러러 보는 모범이고, 국민들을 결속시킨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에 반대자들은 현대 민주주의 이념에 맞지않는 제도라고 없애자고 한다. 

이번 해리왕자의 자서전이 영국인들의 뿌리깊은 왕권제도 관념을 바뀌어 놓을수 있을까? 이 자서전 이후로 왕권제도의 찬반 비율이 바뀔까? 이 또한 지나갈건가?      

칼럼출처 : 김풍진 변호사 < pjkimb@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