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의 칼럼 "이 여름에 "

Submitted byeditor on월, 08/15/2016 - 20:14

무더운여름이 우리곁에서 뜨거운열기를 불어넣으며 풀무질을하고있다. 그러나 여름은 가난한 사람들에겐 더없이 다행스런 게절이고, 여유있는 사람들에게는 원시(原始)에의 향수와 낭만을 만끽할수있게 해주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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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나자 마자 옷이라는 거추장스러운 물건을 항시 몸에 걸쳐야하고 무엇인가를 먹어야하며 거기에 다시 자기가 눕고 잠잘수있는 집까지 마련해야한다. 그러나 세상은 고르지못하여 의식주의 불편과 곤란을 겪고있는 사람들이 너무나많다.

무더운여름, 시원함이주는 쾌감은 더위의 열도와 비례한다.더위가 더하면 더할수록 피하려는 욕망은 강렬해지지 않을수없게되고 일단 어떤방식으로든지 (되도록 호화롭게)더위를 벗어날수만 있게되면 그때 맛보는 피서의맛이란 봄이나 가을철에느끼는 시원한쾌감과 비교되지 않을것이다. 여름철이되면 사람들로하여금 피서의수단으로 산이나 바다를찾게한다.

그런데 이 바다나 강,또는 산들은 인류가처음 생활을영위한 근거지였다. 태초의 원시시대에는 옷하나 걸치지않은 전라(全裸)의 인간들이 자신의 팔다리를 유일한 생산수단으로 하여서 주어진 환경속에 자신이 그속에묻혀 순응하며 살았다.

자연을 생활무대로하여 발가벗은 인간들이 이룩한 원시사회에서는 문자그대호 적나라한 인생이 영위되었었다. 그때는 오늘날과같은 거짖과 위선으로가득찬 인간의 타락이나 부정부패는 없었을것이다. 우리몸에 걸친옷이 거추장스러워지고 화려해지면 화려해질수록 그옷을 입게된 사람들은 더많이 적나라한 인간과는 거리가 먼 거짖과 위선의 속물(俗物)인경우가 많았다는것은 오랜 인간의역사가 실증해온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름의바다는 거기에 오는 모든사람들을 계급이나 신분의 귀천을 넘어서서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단일의 인간가족처럼 만들어준다. 수영복은 현대의 위선자들을 태초의 적나라한 자연스러운 인간의모습으로 바꾸어놓는다. 심산유곡에서지내는 여름도 바다와는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인간의 영원한향수인 원시를 맛보게하는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또한 다른계절에서 맛볼수없는 여름의 낭만이있고 현대인의 아이러니가 있다. 요즘의날씨를보니 한여름의 가운데에서있는만큼 그값을 감당하느냐고 푹푹찌는 폭염이 내리쬐고있다. 프로리다지방은 매일92~3도를 윗도는 더위가 

매년 년례행사로 지속되고있지만, 북쪽지방들도 많은곳들이 90도를윗도는 무더위가찾아와 열기를 더하고있다. 특히 시카고도 20일날은 94도를 나타내 무더위에지친 시민들이 미시간호변으로 몰려나와 더위를식히고 물놀이를 즐기기도하였다.그러나 이렇게 날씨가 무덥고 태양볕이 이글거려도 이런 여름에는 꼭 폭염이있어야한다. 그로인해 사람들은 고통을겪겠지만,오곡백과는 그래야만 성장하고 익어갈수있는것이다.

또 여름은 태풍도 몰려와서 천둥번개도 치고 먹장구름이몰려와 소낙비가 퍼붓고 홍수가나기도한다. 이렇게되면 홍수피해가 발생하고 수많은 이재민이 생겨나기도한다. 이런것을 볼때 어떤때 우리는 하늘을 원망하기도한다. 그러나 자연의섭리는 태풍도있어야하고 홍수도있어야 한다. 태풍이불어야 바닷물을 뒤집어엎어 바다 깊은물속까지 산소를 불어넣을수있는것이다. 이 산소를 플랑크톤이 먹고자라며, 바다의 생물들의 먹이사슬이 풍부해지는것이다. 또한 홍수가나서 범람해야 상류의 기름진토양이 쓸려내려와 농토가 기름지게되고 농사가 풍년을 맞게된다. 이것이 여름의조화이고 아름다움이다. 이러한 여름의특징들을 통해서 초목들이 뿌리를내리고 성장하여 열매를맺어간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같다. 흔히들 우리의인생을 사계절로 구분한다. 20대까지를 봄, 40대까지를 여름,60대까지를 가을, 그이후의 세대를 겨울로 나눌수있다. 자연의 여름에는 폭염,벼락,태풍,홍수,비바람이 오는것처럼 우리의 인생에도 이러한것들이 찾아오고 겪게되는경우가 많다.

이 여름들의 특징을통해 인생의 여름이 충실해지고 성장하고 성숙해지는것이다. 우리는 이런여름을 두려워하자말아야한다.그것을 성장하고 성숙하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기쁘게 인내하며 감내해야한다. 그러할때 정신없이 고속으로 질주하는 현대의 물질문명속에서 휘둘리지않고 나만의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결실의계절을 맞이하게될것이다. 농부는 한여름에 흘린 땀의 량만큼 가을에 그에비례하여 결실을거둔다고 한다. 이 무더운 여름속에서 후회없는 부지런한 삶을 다져왔다면 그덕분에 가을은 더욱 풍성한가을이 되리라. 

내 인생의 화려한꽃잔치가 끝나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생각된다면, 희망가득찬 신록뒤에는 잎이무성해지도록 열심히 살아야하는 한여름의 노고가남아있고, 결실을 이뤄내야하며, 초록을 포기하며 단풍으로 물들어 겨울을준비하는 굴곡도 있다는것을 기억하자. 그런 과정을거쳐 내년에도 풍성한 여름은 어김없이 돌아오고, 그래서 더욱 찬란하다는것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