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제기한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해외 정치 개입 의혹관련 게시물을 직접 공유하며 논란을 확산시켰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5일 엑스(X)에 “USAID를 해체한 이후 중남미에서 좌파가 단 한 번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수십억 달러의 미국 납세자 자금이 NGO와 민주주의 프로그램, 활동가 네트워크 등에 지원됐으며 이들이 특정 정치세력을 지원했다면서 이를 “원조가 아니라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4일 엑스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고, 일론 머스크를 태그해 해당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머스크 역시 USAID가 전 세계에서 선거 개입과 정권교체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공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월 출범 직후 해외원조에 대한 90일간의 검토를 지시했으며, 이후 USAID 사업을 대규모로 축소했다.미국 회계감사원(GAO)이 지난 9월 30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월 이후 진행된 USAID 사업 가운데 2026년 3월 기준 7,510개 사업 중 약 6,780개가 종료됐다.
이는 전체의 약 90%에 해당한다.당시 약 730개 사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으며, 남은 사업은 국무부가 관리하게 됐다. GAO는 USAID가 2025년 7월 1일부터 더 이상 해외원조 사업을 직접 집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USAID는 그동안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법치, 인권, 부패방지, 선거 및 정치과정 등을 지원하는 해외원조 사업을 운영해 왔다.GAO에 따르면 USAID는 2018~2023 회계연도에 민주주의 관련 지원에 약 90억 달러를 배정했으며, 국무부도 별도로 약 50억 달러를 지원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주장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최근 중남미 대선 결과가 있다.2025년 4월 에콰도르 대선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좌파 성향 루이사 곤살레스를 꺾었고, 같은 해 볼리비아에서는 로드리고 파스가 결선에서 승리하며 장기간 집권했던 사회주의 성향 정치세력의 흐름이 바뀌었다.
이어 온두라스에서는 보수 성향의 나스리 아스푸라, 칠레에서는 보수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가 대선에서 승리했다.
2026년에는 코스타리카에서 로라 페르난데스가 당선됐으며, 페루와 콜롬비아에서도 보수 또는 우파 성향 후보가 승리했다. 최근 선거 결과를 종합하면 2025년 이후 완료된 중남미 주요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승리하지 못한 흐름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모든 당선자를 ‘우파’로 분류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볼리비아의 파스는 중도 성향으로 평가되며, 코스타리카의 페르난데스 역시 좌파 후보와 직접 결선에서 맞붙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 같은 선거 결과가 USAID 해체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는 USAID 사업 축소와 최근 중남미 선거 결과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중남미의 정치적 변화는 USAID 개편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 치안 악화와 조직범죄, 물가와 경제 상황, 이민 문제, 기존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 등이 각국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이후 중남미 정치의 우향화가 여러 국가에서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 원인을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가 제기한 “USAID 자금이 좌파 정치세력을 지원했고, 그 결과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입증하려면 개별 지원사업의 수혜기관과 자금 사용처, 특정 후보나 정당과의 연계 및 실제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현재 확인된 GAO 자료는 USAID의 사업과 민주주의 관련 지원 규모,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 이후 사업 종료 현황은 보여주지만, 특정 국가의 선거 결과가 USAID 지원 때문에 결정됐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의 주장을 직접 공유하면서 더욱 커졌다.트럼프 행정부는 USAID를 독립적인 대규모 해외원조 기관으로 운영하던 기존 체계를 축소하고, 해외원조를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과 보다 직접적으로 연계하는 방향으로 재편해 왔다.
따라서 이번 리포스트는 단순히 최근 중남미 선거 결과를 언급한 것을 넘어 USAID의 해외 민주주의 지원 프로그램이 미국의 외교정책과 정치적 영향력 행사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부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중남미에서 좌파 후보가 연이어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사실과 USAID 해체가 그 원인이었다는 주장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