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미국의 건강보험개혁법(ACA), 이른바 오바마케어의 2027년 가입 기간이 시작되면서 보험료 인상과 가입 조건 변경 등 여러 가지 제도 변화가 예상된다.

연방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의 공개 가입 기간은 대부분의 주에서 11월 1일부터 시작돼 2027년 1월 15일까지 진행된다. 가입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은 보험료 인상뿐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보험 상품 감소와 정부 보조금 축소 등에도 대비해야 한다.
의료정책 연구기관 KFF가 연방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의 신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7년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가입하는 건강보험의 평균 보험료는 전년보다 약 13%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료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의료비 상승과 병원 시장의 집중화 등이 꼽힌다. KFF의 ACA 프로그램 책임자인 신시아 콕스 부회장은 2022년 시행된 의료비 깜짝 청구 금지법(No Surprises Act)과 GLP-1 계열 약물의 사용 확대 등도 보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가입자들의 부담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콕스 부회장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내년에도 보험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이미 많은 가입자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브론즈 플랜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보험료 인상뿐 아니라 보험료 세액공제와 본인부담금 경감 등 재정 지원 축소다. 과거 보조금 지원 대상이었던 일부 가입자들은 앞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지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확대된 건강보험 보조금은 많은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보조금 연장에 반대하면서 지원 확대 조치가 종료됐고, 이에 따라 보험료 부담이 커진 가입자들이 늘어났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변화 이후 마켓플레이스 신규 가입자는 약 120만 명 감소했다.
미 보건복지부(HHS)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오바마케어 마켓플레이스 건강보험에 실제 가입한 사람은 약 1,920만 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국 구조계획법(ARPA)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보조금이 확대되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바 있다.
2027년부터는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일부 이민자의 세액공제 대상 자격도 제한된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추가로 약 10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의 부정 가입과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심사도 강화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과 행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9월, 허위 또는 부정한 방식으로 가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약 76만 명을 마켓플레이스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행정부는 이 같은 조치와 수백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급 중단을 통해 약 22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가입자가 부정 가입에 해당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KFF의 콕스 부회장은 보험료 인상과 이민자 가입 자격 변경, 부정 가입 단속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2027년에는 오바마케어 가입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가입자 감소가 어떤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지 정확히 구분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MS는 헬스케어닷거브(HealthCare.gov)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보험 상품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보험료 상승과 보조금 축소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