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퇴임한 대통령들 어떻게 지내나?

Submitted byeditor on수, 06/22/2016 - 07:51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이다. 조지 워싱턴이 미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1789년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44명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미국을 이끌어온 것이다.이 가운데 유일하게 3선 대통령으로 1933년부터 1945년까지 12년동안 미국을 이끌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을 제외하고 역대 미국의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최대 8년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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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국 대통령으로 세계를 좌지우지하다가 퇴임하면 이들은 어떤 생활을 할까? 
현재 생존해 있는 미국의 퇴임 대통령들의 생활을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6월 현재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91세), 41대 대통령 조지 H.W. 부시(92세),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69세),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69세)가 생존해있다.  

이들의 퇴임 후 생활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첫째, 취미활동을 하며 쉰다. 둘째, 회고록을 쓴다. 셋째, 자신의 재임 중 업적으로 정리한 대통령 도서관을 짓는다. 넷째, 재단이나 연구센터를 세워 자신의 임기 중 추진했던 국내외 정책을 이어간다. 다섯째, 고액의 돈을 받고 외부 연설을 하러 다닌다. 여섯째, 퇴임 대통령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보이지 않게 정치에 입김을 낸다.  

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는 퇴임 후 텍사스 달라스 남감리교 대학 근처에 정착했다. 그는 지역 행사에 참석하고 집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어 지역주민을 초대하는 등 그 지역의 일부 구성원으로 어울리고 있다. 재임 당시 즐겨탔던 산악 자전거를 자주 타고 한때 자신이 소유했던 미국 프로야구팀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기를 보러가며 골프를 치러다니는 등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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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명한 수상인 윈스턴 처칠이 퇴임 후 그림 그리는데 심취했던 것을 따라 부시 전 대통령도 그림 그리는 화가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애완동물 그림을 그리다 실력이 늘자 재임 중 친분을 쌓았던 외국 지도자들의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2014년 4월에는 그동안 그린 그림을 모아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작가’로도 변신해 아버지인 41대 대통령 조지 H.W. 부시의 자서전을 쓰기도 했다. 미국에서 아들 대통령이 아버지 대통령을 쓴 경우는 처음으로 이 자서전은 2014년 11월 ‘41: Portrait of My Father’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10년 11월 자신의 재임 기간을 정리한 회고록 ‘Decision Points’를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2001년 911 테러,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2007년 이라크 파병 미군 증원 등 국제적인 사건과 허리케인 카트리나, 2008년 금융위기 등 미 국내적인 사건들 가운데 자신이 내린 결정들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와 당시의 경험들을 밝혔다.  
이 책은 출간된지 2달만에 2백만권이 팔리면서 자신의 전임 대통령인 빌 클린턴이 쓴 회고록인 “My Life”의 판매기록을 깨뜨렸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아내인 로라 부시의 모교인 남감리교 대학에 자신의 8년간의 업적을 정리하고 자료를 모아놓은 대통령 도서관을 지었다. 그는 도서관 뿐 아니라 연구소를 같이 세웠는데 이 연구소는 경제성장, 인간의 자유, 교육, 지구적 건강 증진, 여성인권 등 재임 중 자신과 아내인 로라 부시가 관심을 갖고 추진했던 국내외 정책들을 이어가기 위해 심포지엄, 토론회, 리더십 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09년 1월 퇴임 후 지금까지 약 140여 차례의 유료 연설을 통해 최소 1500만 달러(약 175억원)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 한번당 평균 11만 달러(12억원) 꼴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의 마지막 대통령으로 대통령 선거는 물론, 연방상하원 선거와 주요 정책들에서 보이지 않지만 막강한 입김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함께 올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의 바이오 회사에서 일하는 제임스 살렘은 “연방상하원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막후 영향력은 크다. 많은 로비회사들이 전직 대통령에게 찾아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안이 마련되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전화하면 의원들은 듣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전화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화를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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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대 대통령인 빌 클린턴 역시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퇴임 후 생활이 비슷하다. 2001년 1월에 퇴임 후 뉴욕에 정착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3년에 걸친 준비와 작업 끝에 회고록이자 자서전인 “My Life”을 출간했다. 자신의 고향인 아칸사스에 자신의 대통령 도서관을 짓고 ‘클린턴 대통령 재단’을 설립해 역시 재임 중 주안을 두었던 이슈들인 HIV/AIDS, 인종간 화해 증진, 가난한 자들에 경제적 힘 증진 등을 다뤘다.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45분 연설에 50만 달러(5억8천만원)를 받는 등 고액 연설을 했는데 퇴임 후 이런 유료 연설을 통해 지금까지 8900만 달러(약 1038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특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달리 연방상하원 선거 때마다 특정 민주당 후보들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이들이 당선되도록 하는데 자신의 정치적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많은 민주당원들에게 중도적이며 경제를 살린 대통령으로 지금까지 인기를 얻고 있어 그의 지지를 받은 연방의원 후보들은 대부분 민주당 경선을 쉽게 통과하고 본선에서 승리하는 경우가 많다.  2012년 9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한 그의 명연설은 지금까지도 유명하다. 

41대 대통령인 아버지 부시 역시 퇴임 후 텍사스에 자리를 잡고 텍사스 A&M 대학에 자신의 대통령 도서관을 지었지만 자신의 재임시절을 기록한 회고록을 쓰지 않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4년 동남아시아 지역이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수많은 사상자 지원과 복구를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구호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2014년 6월에는 자신의 90세 생일을 맞아 스카이다이빙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자신의 두 아들이 텍사스 주지사, 플로리다 주지사에 출마하면서부터 정치참모로 아들들을 조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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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대 대통령인 지미 카터는 최고의 퇴임 대통령이라고 불리면서 대통령이 퇴임한 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주는 이상적인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그 역시 퇴임 후 재임시절을 정리한 회고록 ‘Keeping Faith: Memoirs of a President’를  쓰고  조지아 아틀란타에 대통령 도서관과 센터를 지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저소득층에게 무료로 집을 보수하고 지워주는 비영리단체인 ‘Habitat for Humanity’에 참여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전직 대통령이 저소득층 가족을 위해 공사현장에서 망치를 들고 못을 박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고 이 활동이 불길처럼 퍼져나가는 촉매역할을 했다.   명성 덕분에 카터 전 대통령은 TV에 자주 등장하며 그 존재감을 높였고 민주주의, 인권 관련한 주제들의 칼럼을 주요 언론에 게재하며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자칭 프리랜서 대사로 중동, 북한 등에 직접 가서 분쟁을 중재하려는 시도를 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 김일성과 리비아 카타피를 찾아가 만나 화해를 시도하려 했고 특히, 1994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일반협정이 마련되는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출처: 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