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미국 주택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크게 늘면서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추거나 수리비와 거래 비용을 지원하는 등 구매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가격 부담으로 구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주택시장의 주도권도 매도자에서 구매자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50대 대도시권의 주택 매도자 수는 구매자보다 약 63% 많았다. 구매자는 약 92만9,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적었다. 반면 매도자는 약 151만 명으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많았다.
매물이 쌓이면서 호가를 낮추는 매도자도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매물의 20.8%가 최초 호가를 인하했다. 9월 기준으로는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며, 전체 월별 통계로도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거래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높은 모기지 금리가 꼽힌다. AP통신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올해 2월 한때 6% 아래로 떨어졌지만, 10월 들어 7.4%까지 상승해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으로 주택 구입에 필요한 월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집이 쉽게 팔리지 않자 매도자들은 가격 인하 외에도 수리비와 클로징 비용을 지원하거나 모기지 금리 인하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는 등 거래 성사를 위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주택은 가격을 여러 차례 낮추고도 구매자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환경이 매도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매도자는 집을 팔기 위해 가격을 조정하거나 추가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 반면, 구매자는 매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가격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구매자의 협상력이 높아졌다고 해서 주택 구입 부담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여전히 부담스러운 주택가격 때문에 실제 구매에 나서기 어려운 소비자도 많다. 매도자에게 유리했던 시장 환경이 바뀌고 있지만, 주택 거래 회복 여부는 금리와 가격, 구매 수요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