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의 칼럼 " 맛있는 고구마"

Submitted byeditor on토, 12/31/2016 - 19:56

한국의 티비 뉴스를보니 강원도 산간지방에 밤새 서리가 많이내려 서리맞은 나뭇잎들이 울긋불긋한 다양한색깔로 곱게 단풍이 물들어가고있다고한다. 산악지방 높은 산봉우리는 벌써 서리가 내렸었지만 일반 낮은지역의 저지대는 요즘 서리가 한참 나려 아침에일어나보면 눈이온듯 하얗게 서릿밭이 펼쳐져있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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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서리가내리면 농촌에서는 한층더 일손이 바빠지고 겨울채비를서두르게된다. 겨울 김장도 담가야하고 들에있는 곡식, 특히 고구마를 속히 캐내어 거둬들여야한다. 이 고구마는 시골에서는 빼놓을수없는 소중한 양식이고 겨울동안 주전부리로 입맛을 돋구어주는 서민들의 일등식 먹걸이기도하다.

우리 한민족의 가난을 이기게 도와준 고마운식품인 고구마,이 고구마가 이제는 많은사람들에게 별식으로 인식되고 효능이 입증된 무공해 자연식으로 각광받는 건강식품이되었다.우리들의 옛조상들은 고구마를 모르고살았다. 한국인들이 고구마를 심어 재배해먹기시작한것은 2백여년 남짓된다. 1600년대 중엽부터 바다에서 고기잡이를하다 풍랑에 표류해 일본까지 갔다가 되돌아온 어민이나 통신사들을 통하여 고구마란 신기한 작물이 있다는 사실이 일부 조선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였으나, 고구마를 키우기시작한것은 1700년대 후반에 들어서다.

조선후기의 문신이며 학자인 조인영이 1868년 펴낸 시문집 운석유고(雲石遺稿)에서는 1763년 조엄이 일본에 조선통신정사로 가는길에 대마도에 들러 씨 고구마를 얻어와 동래와 제주도에서 시험삼아 심게 한것이 한반도 고구마재배의 효시라고 기록하고있다. 중남미 열대지역이 원산지인 고구마는 달콤한맛을 지니고있다고 해서 감저(甘藷), 남쪽 일본에서왔다고 해서 남감저, 조엄이 가지고왔다고 해서 조저(趙藷)등으로 불려왔다.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웃말길46 조엄 기념관에서는 2013년부터 11월이되면 조엄을 기리는 고구마의 날 행사가 해마다 열린다.처음에는 남쪽지방에서만 재배되던 고구마는 점차 북상을하여 1900년대 이후에는 전국에서 키워져 모든 조선백성들이 이를 맛볼수있게되었다. 조선시대 고구마는 구황작물로 관심을모았다. 나중에는 국가차원에서 고구마재배를  장려하고 보급했다. 옛날 나의고향 시골에서는 고구마가 최고의 간식거리였다. 아니 이것은 주식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굶주리고 배고파 허기진 뱃속을 김치와 함께먹으면 금방 뱃속으로 포만감을 느끼고 한끼의 식사를 해결해주는 고맙고 맛있는 양식이었다. 그만큼 그시절에는 부자나 가난한사람을 가릴것없이 많이 애용을했다. 그당시에는 돈이 여유로워서 간식거리를 때맞춰 사먹을수도 없었을뿐더러 동네에는 구멍가게도 없었고 기나긴 겨울을나는데 간식거리로는 고구마가 유일하지않았나 생각된다. 고구마수확은 가을서리가 나릴때쯤에 거두어들인다. 

서리가 내릴때가되면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진다. 이때가되면 서리를맞은 고구마 잎과 줄기는 삶은것처럼 잎이 쪼그라지고 색깔이진흙색으로 변해버린다. 이때가되면 고구마를 캘때이다. 캐기전에 우선 하는것이 있다. 고구마줄기를를 잘라 나물을 만드는일이다. 줄기를잘라 껍질을벗기고 끓는물에 데쳐내면 고사리처럼 훌륭한 반찬거리가된다. 씹는맛도 좋고 섬유질도 많아서 반찬으로서는 최고의 웰빙식품이다.

간단히 고구마줄기 나물거리를 걷고나면 먼저 이리저리 칡넝쿨처럼 뻗어나간줄기를 낫으로 자르며 걷어낸다. 서로 길게 이어져 엉켜진줄기를 걷어내기란 여간 고역이 아니다. 힘들게 걷어낸 줄기밑에 훤하게 밭이랑이 드러나면 포기자리 주변으로 땅두더쥐가 파놓은것처럼 땅이 쩍쩍 갈라져있다. 고구마가 둥지를틀고 한껏 살을찌운채 흙을비집고 자신의터를 잡아 땅이 갈라질정도로 실하게 살을찌운채 손길을 기다리고있다. 갈라진 흙을 호미로 조심스럽게 파서 헤집어내면 빨간색깔의 밤 고구마의 실체가 수줍은듯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른주먹 두 세개를 합친것보다 큰것부터 강아지 붕알만큼 작은것까지 고구마가 한줄기밑에 올망졸망 몇개씩 달려서 두손으로 안아 들어낼정도로 묵직하게 딸려서 올라온다. 

이른봄에 줄기 한포기를 땅에 꽂았을뿐인데 수없는 가족들로 불어나 모두가 부모의 끈에 매어져 그들의 삶을 엮고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어머니의 탯줄을 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고구마는 다 성장할때까지도 그 끈을 놓지않기때문이다. 한줄기아래 칠부자가있고 열남매가 있다. 그리고 땅이 얼기전 서리가오고 기온이 내려가는 늦가을 이맘때면 자식이나 가족들을 모두다 사람들에게 내어놓는다.

그들이 바라는것은 오직 하나다. 겨울이지나고 따스한 봄, 씨고구마 몇개에 파란싹이 올라오면 그걸 잘라 다시 이 언덕배기 골밭에 꽂고 물한모금을 달라는것,그러면 이듬해도 또 그 다음 이듬해도 우리에게 많은 간식과 양식꺼리들을 만들어서 내어놓는다. 엊그제는 한국 그로서리에 가서 햇고구마를 10여파운드 사왔다. 빨갛게 홍조를띄듯 윤기나는 고구마를 잘씻어서 오븐에 구워서 오늘은 김치와함께 맛있게 먹었다.

옛날 어릴적 시골의 고향에서 먹었던 그렇게 맛있고 고소한 달콤한 맛의 그러한 고구마의 맛은 아니었지만 오랫만에 시골에서 먹었던것처럼 김치와 함께 먹어보니  그런대로 맛이좋았다. 옛날에는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양식으로 먹던 고구마가 최근들어서는 성인병과 다이어트 열풍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있다. 항암,항산화 작용,혈중 콜레스테롤 강하작용 등의 효능을 가지고있어 성인병예방에 좋은식품으로 각광을받고있다. 고구마는 콩,토마토와 함께 칼륨함량이 높아 고혈압의 원인이되는 나트륨배설을 촉진해 혈압을내리는 효과가있다고 한다. 그외 당뇨병예방에도 좋고 변비해소와 뇌졸증예방, 대장암 예방에도 너무나 좋다고한다. 특별히 김치와 고구마를 함께 먹을경우 찰떡궁합을 이루어 우리들 몸에 너무나좋다고한다.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요사이밤이 길어지면서 밤늦은 야식거리로나 간식으로 더할나위없이 좋은 고구마를 많이먹어 우리의건강을 지키고 유지하는것도 좋은방법이라 생각된다.